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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로 케이뱅크가 출범한 후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1년이 지났다. 지난 해 7월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면서 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앞선 금리.수수료 혜택과 고객 중심의 편리성을 앞세워 금융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예상밖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금융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었다. 지난 1년간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와 금융권이 변화에 대해 짚어보고,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아갈 길에 대해  시리즈를 통해 알아본다.


(제2회) 상품 차별화로 새로운 영역 개척해야


인터넷전문은행이 초기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와 금리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내놓으며 안착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해 기술혁신을 활용한 고객맞춤형 상품 등 차별화된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온라인 부동산대출을 비롯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업무영역을 점차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혁신적인 상품이나 노하우 등 '차별성'이 생존을 가늠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업영역확대해 '풀뱅킹 서비스'

3일 케이뱅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케이뱅크의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출시 예정인 해외송금서비스를 시작으로 2분기에 아파트담보대출, 3분기 계좌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연내 법인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상훈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말이 되면 대규모 기업 수신까지 가능해지면서 시중은행 못지 않은 풀뱅킹 서비스를 갖추게 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본격적인 신규서비스에 나서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모델은 점차 기존은행과 유사하게, 기존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금리, 수수료 인하 효과를 통한 금융소비자의 편익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혁신적 상품으로 수익성 확보를

그러나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타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와 금리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내놓을 수 있지만 다른 은행과 차별화되는 혁신적 상품이나 노하우가 없다면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금융연구원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해 기술혁신을 활용한 고객맞춤형 상품 등 차별화된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해야한다"면서 "더불어 고객의 신용리스크를 적절히 평가하고,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잘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주주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차별화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금보험공사 리스크관리부 홍승철 차장은 '해외인터넷 전문은행 성공사례 및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주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고객을 흡수하고, 중금리 대출 등에 의한 수익 외 수수료 수익, 채권 투자 등 차별화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독일 피도르 은행의 경우 핀테크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비트코인 거래.P2P대출.귀금속 거래.지출습관 분석 등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은행의 이익에 집중한 금융서비스가 아닌, 은행.고객이 서로 윈윈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핀테크 관련 주주를 적극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금확층'이 신규서비스위한 관건

한편 장기적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자본확충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가을에 이어 다음달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으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완화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심 행장은 "신임 원장께서 규제기관의 장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겠다고 말씀하신 점에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은산분리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은 테두리 내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늘어나면 "공격적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해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사업의 추진 속도는 자본확충과 밀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KDDI통신이 지분뱅크(Jibun bank)를 50%소유하고 있고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은 라쿠텐 은행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포털업체인 야후는 재팬넷 은행을 41%소유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정보통신기술기업 등 핀테크 기업들이 지배적인 투자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금융혁신에 기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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