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 체제 '4차 산업혁명 기술' 빠르게 전파 체질개선 성공
두산로보틱스, 수요예측서 63조원 흥행…고도화된 기술력·최다 라인업·탄탄한 해외 세일즈 구축
'그룹효자' 예약한 계열사들…두산테스나·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두산퓨얼셀·두산에너빌리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 제공]](/news/photo/202309/171367_148391_554.jpg)
두산그룹이 박정원 회장 체제 속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빠르게 전파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박정원 체제는 2016년 회장에 취임하면서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됐던 두산밥캣 살리기에 올인했다.
박 회장은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해 구매의 폭을 넓혔다. 이어 중국 등 아시아부터 북미·유럽까지 시장 다변화 등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안정궤도에 들어서게 됐다. 한때 유동성 위기까지 내몰렸던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로봇 등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같은 결실이 서서히 맺어지면서 재계에서 두산그룹은 4차 산업혁명으로 체질개선을 잘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로봇사업이다. 박 회장이 추진 중인 신사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영역이다.
지난 2016년에 그룹 경영권을 쥔 박 회장은 차세대 에너지, 산업기계, 반도체·첨단IT 등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이중 두산로보틱스는 반도체·첨단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이고 세계 4위 수준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 두산로보틱스, 수요예측서 63조원 흥행…고속성장 비결 3가지
![[두산그룹 제공]](/news/photo/202309/171367_148392_634.jpg)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는 수요예측에서 63조원이 몰리는 등 흥행 예감을 과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1일~15일 5일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희망 공모 밴드가격이 2만1000원~2만6000원에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920개 기관이 참여해 총 24억2379만5018주를 신청했다. 단순 경쟁률은 272대1이다. 공모금액은 약 4212억 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조 685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금액과 더불어 수요예측 참여주식수를 공모가격으로 환산 시,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약 63조원에 달하는 올해 현재까지 최대 규모 딜이다.
상장을 주관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 및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 국부펀드와 초대형 롱펀드가 공모규모 5000억원 이하의 딜에 이례적으로 다수 참여했다"며 "국내 대형 투자기관들이 대부분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하고 전체 참여 물량의 100%(가격 미제시 포함)가 밴드 상단인 2만6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두산로보틱스는 장기 투자 성향의 투자자 확보 및 일반 청약자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모가격을 상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참고로 이번 수요예측 전체 참여 건수 중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51.6%(수량기준)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을 전략적 사업 인수 및 투자에 활용해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한편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AMR(자율주행로봇) 및 기타 주변기술 기업 인수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 ▲신규 제품 연구개발 ▲해외사업 강화 등에 사용해 회사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많은 기관 투자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상장을 기반으로 두산로보틱스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에 출범한 두산로보틱스는 최고 품질의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 패키지와 플랫폼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8년 제품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시현했다.국내 시장점유율 1위는 물론 글로벌 시장(중국 제외) 4위를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두산로보틱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고도화된 기술력 보유 △업계 최다 라인업 △탄탄한 해외 세일즈 네트워크 구축 등의 효과로 분석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전 직원의 약 40%를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왔다. 더욱이 업계 최고 수준의 힘 감지력과 충돌 민감도를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타사 대비 독보적인 정밀 작업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ISO 안전 인증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PLe(안전시스템의 신뢰도 등급), Cat4(안전시스템의 분류 기준) 인증도 선제적으로 획득하며 높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두산로보틱스는 다양한 페이로드(Payload)와 작업반경을 보유하고 있는 협동로봇을 다수 개발하며 업계 최다 라인업을 구축해냈다. △모든 6축 회전축에 토크센서를 내장한 M시리즈(4개) △가반하중 25㎏으로 무거운 중량을 운반할 수 있는 H시리즈(2개) △합리적인 가격으로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 A시리즈(6개) △F&B 산업에 특화되어 미국 위생안전기관 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의 식품위생안전 인증을 획득한 협동로봇 E시리즈(1개) 등 총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높은 기술력을 비롯해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더 높은 성장을 견인해왔다. 총 40여개국, 100여개의 국내외 세일즈 채널을 기반으로 회사의 전체 매출 약 60% 이상을 해외(북미, 유럽 등)에서 창출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2022년 5개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46.1%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페이로드 라인업 출시와 여러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한 라인업을 개발하며 매출 성장 동력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 '그룹효자' 예약한 계열사들…물류자동화·수소사업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소터빈 축소모형. [두산에너빌리티 제공]](/news/photo/202309/171367_148393_736.jpg)
박 정원 회장의 그룹 체질개선 노력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말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테스나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테스나 인수에 두산이 투자한 자금은 4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수 발표 후 3개월 만인 지난해 6월에는 박 회장이 경기도 안성에 있는 두산테스나 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현장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 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와 함께 향후 5년간 1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두산 전체 매출에서 두산테스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으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두산테스나는 의미가 크다. 두산그룹이 반도체산업에 발을 들였다는 데 일단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두산테스나는 2002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이다. 반도체 제조공정 중 가공된 웨이퍼를 조립하거나 패키징 또는 테스트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 국내 웨이퍼 테스트 쪽에서는 업계 1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굵직한 종합반도체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짓고 있는 신공장이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반도체 테스트 중심에서 패키지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될 전망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증설로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물류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도 두산그룹의 차기 성장엔진으로 손꼽힌다. 전반적인 수요 확대와 맞물려 고속성장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e커머스 성장세에 따름 물류센터 확충 등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나이키코리아에 이천 고객서비스센터(CSC) 2차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이전엔 2021년 이천 고객서비스센터 1차 증설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물류자동화 솔루션기업 크납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경쟁력을 강화 일환이다.
박 회장은 차세대 에너지 자원인 수소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두산퓨얼셀은 일산 킨텍스에서 13일부터 사흘간 열렸던 국내 최대 규모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인산 연료전지(PAFC) 제품을 포함해 발전용·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PEMEC) 등을 소개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도 'H2 MEET 2023'에서 DM30의 소형 버전 파워팩 DM15를 공개했다. ㈜두산의 완전자회사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드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DM15는 제한된 무게 내에서 긴 제품 수명과 높은 안정성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용 드론제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독자기술로 5㎿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병행해 한국기계연구원과는 300㎿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영국 암모니아 크래킹 솔루션 업체인 JM사와 암모니아 크래킹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암모니아 크래킹은 고온에서 암모니아(NH3)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를 통해 수소의 활용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아우르는 수소복합발전의 모든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FINTECH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