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이미지 = 블록체인밸리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운데, 최근 신사업에서 직접 키운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금융권 내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위한 지원프로그램도 확대되는 추세다.

해당 프로그램이 단순하게 핀테크 스타트업만 은행으로부터 공간과 비용•자문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잘 키워 은행의 신사업 파트너가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AI연계상품 여신상품 서비스 공동개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위비핀테크랩의 지원기업인 '에이젠글로벌'과 함께 우리은행 AI연계 여신상품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AI를 결합한 금융상품들이 각광을 받으며 은행들이 앞다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핀테크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차량 직거래 플랫폼 '매너카'와 차량워런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트라이월드홀딩스'와 함께 '위비오토론' 서비스를 선보이며 현재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핀테크랩을 확대해 보다 긴밀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디지털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지주도 자사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업체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해빗팩토리'는 고객의 금융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고객 분석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비지니스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KB금융지주는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KB카드의 리브메이트 소비매니저 모듈고도화와 KB손해보험•KB생명보험의 보험보장 분석 모듈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애자일소다'는 기업에게 필요한 인공지능 기반 분석 플랫폼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KB손해보험과 이상징후 분석과제(FDS) 계약을 체결하고 곧 서비스를 오픈한다.

신한금융지주는 해당 스타트업들과 함께 신한은행의 지속가능발전소와 여신심사를 위한 비재무 리스크 분석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으며, 신한카드는 베이비프랜드와 아이맘카드 발급 마케팅 및 FAN 커뮤니티 베이비프랜즈 커뮤니티를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 오픈API 연계협업을 통한 서비스 런칭도


KEB하나은행은 이번달에 차량판매 온라인플랫폼 '핀카'에서 자동차 금융상품 '1Q(원큐)오토론'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핀카'의 금융메뉴를 통해 '1Q오토론'의 대출 가능한도를 조회하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으며, 증빙서류 제출도 가능하다. 이는 KEB하나은행의 개방형 금융플랫폼 '오픈플랫폼'을 통해 '1Q오토론'관련 오픈API를 핀카에 제공함으로써 연계서비스가 구축됐다. 핀카를 운영하고 있는 '내담네트웍스'는 KEB하나은행의 핀테크 지원프로그램인 1Q 애자일랩 5기로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이기도 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API연계 협업을 통한 금융서비스 런칭과 함께 동반성장의 모범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지주 디지털전략을 담당하는 한 임원은 "전통적인 금융생태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더 이상 기존 금융사들이 다 할수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핀테크업체들과 동맹을 맺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업체들이 우리 허브에 와서 우리의 데이터를 활용해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안 중"이라고 설명했다.


■ 협업을 위한 원칙


핀테크 시장의 확장은 대형 은행은 물론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까지 금융서비스에 뛰어들게끔 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력 등에서 막강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이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동시에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지방은행이나 소규모 핀테크사들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역 주민과의 견고한 관계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은행과 핀테크 기술 융합 성공의 관건으로 고객의 접근성이다. 대형 은행과 국제 IT기업들이 금융서비스에 뛰어드는 현 상황에서 지방은행은 그들의 강점인 고객 접근성을 한층 더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은행은 특히 자신들만의 확고한 강점을 구축해야 한다.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방은행으로서 십 수년 혹은 수 십년간 쌓아온 고객과의 관계 신뢰성이 가장 큰 무기다. 관계 신뢰성을 견고히 구축하면 핀테크 활성화 시대에도 고객들을 잡을 수 있다. 견고한 신뢰 구축은 결국 고객 접근성으로 이어진다.
또 SNS와 금융의 융합은 결국 고객의 데이터가 금융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SNS를 통해 방문 장소, 관심 있는 분야 그리고 소비 행태까지 다양한 유형의 고객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데이터다. 페이스북과 구글 모두 장기적으로 금융서비스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는 직접적인 금융서비스 제공보다는 금융업계와 연계해 대규모 광고수익 등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물론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성과가 뛰어나다고 볼 순 없다. 구글 역시 금융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성과가 좋진 않았다. 하지만 SNS와 금융서비스의 연계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금융상품을 제공하겠다고 결정하고, 은행과 손잡았다. 앞으로 음식이나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주택융자 상품과 같은 금융상품을 아마존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과 손잡은 것 역시 대출을 위해 필요한 고객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해서다..
은행은 핀테크 시장에서 지금보다 최소 10% 이상의 이익규모 증가를 이뤄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은행이 가진 금융에 대한 노하우와 핀테크 기업이 가진 정보기술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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