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과 경제 정책 역풍 속에서 성장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외부 여건에 대응 및 적응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를 중심으로 첨단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내수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과 교역 환경 악화에 따른 외수 및 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됨에 따라, 위축되던 건설투자가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2026년에는 잠재성장률 부근까지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경주에서 개최된 아시
요즘 잘나가는 막국수집들을 보면 '들기름 막국수' 없는 곳이 없다. 오래전만 해도 진하고 얼얼한 비빔막국수, 시원한 육수에 담긴 물막국수 뿐이었는데, 이 양분된 구조 사이로 '들기름 막국수'라는 생소한 카테고리가 생겨 지금은 온전히 막국수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이 맛의 시작이 용인 고기리의 깊은 산골짜기, 마을버스조차 드물게 다니던 외진 곳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다.가게 한쪽, 삶은 면을 맛보며 부부가 연구를 거듭하던 그 시절의 작고 조용한 국숫집.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 최초로 들기름 막국수를 선봬며 새로운 막
최근 국제 금 시세가 폭등한 뒤 일시 큰 폭으로 하락하자 투자자와 전문가들의 눈길이 이 반짝이는 금속의 가격 변화에 쏠리고 있다. 지구에 한정된 양만 매장돼 있는 '우주물질'인 금은 그 자체로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귀금속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세계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기와 같은 역할도 했다. 격동의 1970~80년대 급등하던 금 가격이 이후 20년간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지난 2000년대 글로벌 금융 위기와 팬데믹 사태, 지정학적 분쟁과 무역 전쟁 등 혼란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따라 급등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이정표
한겨울 얼어붙은 대동강 위, 평양의 옛 정취를 그리워하며 말아먹던 메밀국수 한 그릇. 그 전설 같은 풍경이 남쪽 한켠 의정부에서 되살아난다. 1·4후퇴 무렵 피란 내려온 평양 출신 노장이 지난 1969년 연천에서 문을 열고 이후 1987년 의정부로 옮겨온 이곳 '평양면옥'은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을 맞이해 온 1세대 평양냉면의 산증인이다. 맑고 담담한 육수와 메밀면의 조화라는 평양냉면의 본령을 지키면서도, 의정부만의 개성을 담아 한국 평양냉면 계보에서 가장 큰 줄기를 이룬 전설적인 노포다.◇ 평양냉면의 뿌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9월과 10월 정책회의(FOMC)에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연방기금금리(FFR) 유도 목표 범위는 3.75~4.00%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가 됐다. 경제 주체들은 연준이 올해의 마지막인 오는 12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하할지, 내년 정책 경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많은 불확실성과 변수가 존재한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다음 번 추가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라며, "지금은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growi
경기도 수원은 예부터 소갈비, 특히 큼직한 수원 왕갈비로 이름난 고장이다. 그 이유는 바로 예로부터 있었던 우시장 때문인데,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큰 우시장 덕에 인근에서는 자연스럽게 해장국집과 소갈빗집이 자리잡게 됐다.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본수원갈비는 수원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대표 갈빗집.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거대한 주차장과 궁궐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건물을 갖춘 대형 갈비 전문점이다. 오픈 직후부터 손님으로 북적이는 모습에서, 반세기 동안 지켜온 맛과 명성이 느껴진다. 노포 특유의 풍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부산에서 회동한 미중 정상은 격화일로에 있던 무역 전쟁의 휴전 합의를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관세율 인하와 기술 및 자원 수출통제 완화로 치열한 전투는 일단 잦아들겠지만, 무역 전쟁을 넘어 글로벌 양대 강국(G2)의 경제와 안보, 소프트파워 패권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한 수십년 간 깊게 통합돼 온 세계 경제가 양대 동맹국 블록 중심으로 '디커플링'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료들은 미국이 관세를 무기화해 무역 전
금융 시장에서 ‘거품’(bubble)이란 단어를 내뱉는 것은 관객들이 꽉 찬 영화관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행위로 간주되곤 한다. 이 때문에 거품이란 단어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싶은 이른바 ‘관심 종자’나 ‘고지식한 비관론자’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와 더불어 온갖 매체와 전문가들의 입에서 거품에 대한 경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이러한 민감한 표현에 무감각해진 듯하다. IMF 외에도 주요
일산 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칼국수집이 있다. 일산의 명물로 통하는 '일산칼국수'다. 정발산동에 위치한 이 노란색 건물의 칼국수집은 이른 아침부터 손님들로 연일 북적인다.지난 1982년 작은 국숫집으로 시작해 세월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온 노포. 일산칼국수 본점은 단 하나의 메뉴로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이 집 칼국수 맛을 보면 다른 곳으로는 이사도 못 간다"는 농담이 나올 만큼, 오랜 단골들에게 이곳은 추억과 위안의 공간이다. ◇ 일산의 별미가 된 닭칼국수의 원조생각해보면 소고기나 사골 등으로 육수를
2013년 지금과 같은 국정감사 시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금 보유고를 도마에 올렸다. 금값이 크게 떨어지던 때라 '한국은행의 잘못된 금 투기'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는 논란이 일었다.김중수 당시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보유액을 달러로만 보유해서는 위험하므로, '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2011년부터 2년간 90톤의 금을 사들인 것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약 11억 달러의 평가손실이 우려된다는 '현실적(?)' 이유로 정치인들은 공세를 퍼부었다.특히 김현미 당시 민주당 의원의 지적이 매서웠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재계-금융권 인사들의 흔적을 보게 된다. 그런데 어찌 저런 청출어람 같은 후손이 나타났을까 싶은 오너 일가도 있고, 호부견자라는 표현마저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또한 기사를 쓰는 일을 계속 하다 보면 우연히 운좋게도 단독 기사를 쓸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평생 한 번도 못할 단독을 쓰고도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경우가 있다. 후자의 오너 일가나 그들 때문에 희생당하는 이들의 사연을 다르는 경우다. 약자의 눈을 도려내는 것 같은 이야기, 예전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대신증권이다.
얼마 전 서울경찰청장 임명 등 경찰 고위직 인사가 있었다. 불과 1주일여 전 일어난 일이다. 치안정감 승진한 지도 얼마 안 된 박정보 당시 경찰인재개발원장이 '별자리' 경찰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수도 서울의 치안 총수 자리를 꿰차자, 행운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경찰 내에서 실력 하나로 그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수사통'으로 잔뼈가 굵은 데다, 대유공업전문대 출신으로 경찰 간부후보로 입직(경위 채용)한 뒤 성실하게 오늘까지 일에 매달려 왔기 때문. 사실 경찰은 만성 승진 적체로 경위로 임명된
최근 미국 경제는 성장률 하락과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 속에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겹치며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안도감을 주는 지표가 있는데, 바로 소매판매 동향이다.경제 여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와중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심지어 경제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으로 변한 기업들이 채용을 중단하는 상황에서도 지출을 줄일 의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비의 굳건함은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의 빠른 성장과 소득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경기 신뢰도가 꾸준히 하락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16~17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거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유도 목표치를 4.00~4.25%로 0.25%포인트(25bp) 인하했고, 연내에 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하하고 내년까지 완화 추세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는 한 표의 반대 의견이 개진됐는데, 회의 직전 연준리 이사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장본인이다. 이례적으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역할을 내려놓지 않는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게 된 그가 논의 과
역사를 돌이켜보면 주요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의 생산성 향상 기대감이 폭발하면서 투기적 거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생성형 인공지능(Gen AI) 호황이 극치에 달하는 시기이지만, 그만큼 회의적인 시각을 뒷받침하는 소식도 자주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일부 생성형 AI 종목이나 지수가 일시 급락하거나 각광받던 테마 종목이 상대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등 자산시장의 거품 논쟁이 재연될 조짐도 엿보인다.2022년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를 공개하여 현재와 같은 기술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인 오픈AI(O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는 전반적인 경제 상태와 함께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의 여건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지표는 금융시장에 다양하고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등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 변화의 경제적 영향과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연준은 의회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책임을 지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우선 통상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을 선포하고, 대규모 무역적자가 불공정·불균형 무역 때문이라며 강력한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 부과 정책을 구사했다. 세계 경제는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들로 둘러 싸인 관리무역 시대,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Trump Round)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국 정부는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15%로 확정하고 품목별 관세 중에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15%로 낮추는 한편, 대미
미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에서 경기 둔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드러났다. 최근 미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 증가율이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민간의 투자가 급감했다. 또한 노동시장의 신규 일자리 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경기가 변곡점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최근 미국 경제의 저조한 양상은 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와 이민정책 그리고 정부 효율화 시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미국 경제의 성장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당초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직접 무역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일부로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종료되기 직전에 이루어진 극적인 합의다. 이번 미국과 한국의 무역 합의는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투자하고,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및 기타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이번 양국 합의는 앞서 미국에 각각 5500억 달러(764조 원) 및
올해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고공행진하던 엔비디아(Nvidia) 주가에 직격탄이 됐다. 150달러에 육박하던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4월 초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율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직후 불과 3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에 94달러 초반까지 37%나 추락했다. 하지만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무려 80% 넘게 반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해 1위 주식의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23일 장 마감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170달러를 넘어섰다. 시가총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