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간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 , 버추얼 토피아 
사진: 신간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 , 버추얼 토피아 

[책 신간 소개] 디지털 혁명 시대가 만들어낸 신유토피아의 모습은? '버추얼토피아',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

디지털 혁명은 우리 일상은 물론이고 사회와 권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 속에서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가치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것이 가능해진 현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우리의 일상에서 시공간적 제약을 사라지게 하는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머지않아 등장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국가미래전략을 위한 정책 개발 ‘싱크탱크’인 재단법인 ‘여시재’가 디지털 혁명이 불러올 미래의 모습을 조망한 책 《버추얼토피아》,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를 발간했다. 두 권 모두 여시재의 4대 주제인 ‘세계의 변화, 지속가능성, 디지털 사회, 새로운 가치’를 담았다. 여시재가 기획하고 여시재의 연구진들이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물이다.

신기술, 신산업을 넘어 신세계를 지향하는 가상현실기술의 미래

《버추얼토피아》는 디지털 기술 발전의 최전선에 서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 논한다. 저자 김은환은 인사조직과 경영전략 전문가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조직문화센터장, 경영전략실장, 산업전략실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여시재를 비롯한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함께 전략, 기술, 인사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제2의 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대세가 된 만큼 메타버스를 신기술, 신산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분석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작동시키는 가상현실기술이 현실의 경제와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거시적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저자는 메타버스가 21세기 유토피아로 진화해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유토피아는 소수의 공상이 아닌 수많은 사용자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지탱되면서 디지털이라는 공간 속에서 현실적인 가치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또 다른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러한 분석이 거대 담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현실 질서라는 프레임으로 메타버스를 바라보면 인터페이스의 개량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메타버스라는 프레임으로 현실 세계 전체를 거꾸로 조망해보면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를 바라볼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저자는 문명사의 패러다임이라는 관점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조망한다. 기술의 발달이 불러올 인류의 모습을 조망할 뿐 아니라 가상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한계를 살펴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까지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특히 각 장의 후반부에는 전병조 대표 연구위원을 비롯한 재단법인 여시재의 연구진들이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를 실은 ‘메타멘터리(Meta-mentary)’를 통해 관련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크라우드 펀딩의 원칙이 공존하는 미래의 국가 ‘클라우드 국가’에 대해 말한다. 클라우드 국가는 네트워크를 통해 광범위한 정보에 접근한, 연결된 시민이 만들어낸 네트워크 공동체를 뜻한다. 이 책은 클라우드 국가라는 네트워크 공동체가 바꿔놓을 국가와 시민의 관계 등 초연결 시대의 도전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전략에 대해 논한다.

초연결 시대가 만들어낸 디지털 신대륙, 미래 국가와 시민의 삶을 조망하다

세상은 인터넷으로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물을 연결하고(IoT), 인간의 신체까지 연결하는 YoT(You of Things) 시대로 진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른바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의 탄생이 눈앞에 와 있는 것이다.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는 상품 유통과 소비, 생산과 노동을 변화시키고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경계는 물론 모든 경제활동의 시공간적 제약도 없애고 있다. 초연결성으로 인한 새로운 경제 원리는 플랫폼 산업을 탄생시켰고 디지털 경제의 메인스트림이 됐다.

초연결성은 권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누구나 연결의 중심이 될 수 있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어젠다를 설정하는 권력은 시민 모두에게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초연결성이 열어놓은 분권화에 블록체인기술이 더해지면서 세상은 탈중앙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전병조, 최원정, 황세희, 이대식, 구희상, 티테녹 안나, 유무상 등은 각자의 분야에서 클라우드 국가에 대한 궁금증을 ‘상상실험’이라는 지적(知的) 탐구로 풀어냈다. 저자들은 초연결성이 만들어놓을 분권화, 탈중앙화, 민주주의‧국가‧시민, 플랫폼 등 미래 국가와 시민의 삶의 변화를 깊이 탐구한다. 클라우드 국가에서의 정치‧경제‧국제관계뿐 아니라 정치철학까지 다루며 다양한 시각으로 가상현실 세계를 미리 보여주는 이 책은 앞으로 디지털 영토에서 살아갈 우리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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