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서 줄줄이 호실적 발표…주식시장 성장견인
4대 금융지주 3Q 당기순이익 예상치 4조6504억원
'실적장세 2국면' 증권가…"밸류업 기대감 한층 더 높아질 것"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476_218533_2140.jpg)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 훈풍이 불자 국내 금융지주들의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금융주를 올해 실적 장세 2국면 탑픽으로 꼽고 있다. 다만 4대 금융지주사 중 우리금융지주만 역성장이 우려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아울러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도 투자은행 부문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도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부문 수익 증대에 힘입어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샤론 예샤야 모건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눈에 띄는 분기였다"면서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자본 시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금융 업종이 실적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다"며 "4대 대형은행 모두 EPS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대출 순상각률 지표가 개선됐으며 긍정적인 경기 평가로 시장의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미국 금융주들은 주식 시장에서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6일 뉴욕 증시에서 모건스탠리(6.50%), US뱅코프(4.70%), 퍼스트호라이즌(4.07%) 등 금융 관련 종목들이 주가 흐름을 주도했다.
iM증권은 "최근 미국 증시 내 금융주 강세가 특징적"이라며 "금융주 실적 전반이 투자은행 부분 수익 호조로 강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주가 트럼프 후보의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수혜 예상 섹터로 점쳐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강세도 나타나고 있는 등 실적 추이와 대선 흐름 모두 금융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주 호재로 국내 금융지주에도 실적 훈풍이 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금융지주에서는 올해 3분기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함께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밸류업'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6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92% 상승한 1조5125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어 △신한금융 1억3376억원(12.12%) △하나금융 1조166억원(6.46%) △우리금융 8629억원(-2.7%)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로 금융권 수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에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려고 하자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8월 주담대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지난달부터는 스트레스 DSR 규제 영향으로 증가세가 억제됐다.
앞서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요인에도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쌓은 충당금의 전입과 이자이익 증가가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긴축 후 금리 인하 전후의 미국 국체 10년물 금리 과거 사례 그래프. [KB증권]](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476_218534_2243.png)
이러한 분위기 속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실적장세 2국면'으로 내다보고, 이 중 탑픽을 '금융주'로 꼽고 있다. 금리 인하 단행과 밸류업 계획 발표 가능성에 주목할만해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반등의 근거를 '금리 하락의 일단락'에서 찾을 필요가 있고, 그 가능성이 포착되고 있다"며 "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하 전후의 움직임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전후의 움직임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 금리 인하 직전까지의 움직임에서 유사하게 시장 금리 하락이 관찰되긴 하지만 그 폭이 훨씬 적다"며 "금리 인하 직후에는 시장 금리의 움직임이 평균적으로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 연구원은 또 "금융주가 밸류업 프로그램 제1의 수혜주라는 점이 달라지진 않는다"며 "계절적 특징으로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다시 한번 주목받길 기대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금융주 계절적 특징으로는 △1~2월 △4~5월 △7~8월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말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언급되면서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금융주들이 상승세를 시현했다. 이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그리고 지난 7월부터 8월까지는 금융주 실적발표에 해당하는 시기였으며, 이때 주주환원에 대한 계획을 언급하면서 금융주 강세의 주요 배경이 됐다.
이러한 흐름세를 분석했을때 하 연구원은 "이달 말부터 금융실적 발표가 진행돼 올해 계절적 특징을 한 번 더 기대해볼 수 있다"며 "특히, 아직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적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면, 그 자체에 따른 효과 뿐만 아니라 향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시 신규 편입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일이 각각 △JB금융(오는 23일) △KB금융(오는 24일) △신한금융(오는 25일) △우리금융(오는 25일) △DGB금융(오는 29일) △하나금융(오는 29일) △BNK금융(오는 30일) △기업은행(내달 4일) △카카오뱅크(내달 6일) 등으로 알려졌다. 이 중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와의 밸류업 공시 검토 여부에 따라 실적 발표일이 변경될 수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은 대체로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보다는 밸류업 공시 내용에 시장 관심이 쏠릴텐데 대부분의 은행들이 주주환원율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돼 공시 이후 밸류업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