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2만3000달러 돌파
개인 투자자, 금·비트코인으로 자금 이동 흐름
"연말까지 16만~20만달러 구간 도달 가능성"
![앞으로 가상자산사업자가 파산하면 은행에서 이용자에게 예치금을 돌려주고 범죄수익 등 불법 재산과 연루된 가상자산은 입출금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 비트코인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4486_243188_1320.jpg)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정부 기능 정지) 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며 시장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고 있다.
5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2만221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8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4514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이번 주 들어서 비트코인은 약 12% 급등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계속되고 있는 셧다운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그 반사 효과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제프 켄드릭은 투자 노트에서 "이번 셧다운은 과거와 달리 비트코인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미국 역사상 최장 셧다운이 벌어졌을 때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며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는 비트코인의 위상이 달라졌다. 켄드릭은 "약해진 달러의 빈자리를 비트코인이 메우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실질적인 '디지털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단기적으로 13만5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간은 2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올해 말 16만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흐름을 짚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며 “ETF를 중심으로 비트코인과 금에 대한 누적 자금 유입이 1년 새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또 “비트코인은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금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비트코인이 금과 동일한 위험 대비 투자 비중을 확보하려면 약 42% 상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연말까지 16만~20만달러 구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비트와이즈, 펀드스트랫도 연말 비트코인이 2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금은 전날 0.5% 상승했으며, 이번 주 전체로는 2% 이상 상승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 매수세와 금융·재정정책 위험 분산 수요가 이어지는 한 금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말 금 가격은 400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은은 금 대비 저평가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과 함께, 러시아 중앙은행이 은을 전략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침을 공식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기술 발전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는 향후 은 수요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이날 비슷한 시각 2% 넘게 올라 45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반면, 미국 달러 가치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지수는 이번 주 0.5% 하락했으며, 지난 1년 기준으로는 4.6%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 셧다운이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로 불리는 안전자산으로의 투자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