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KT까지 나란히 국감장...4월엔 타사 난타에 고전, 이젠 진흙탕 싸움
보안 이슈 이통업계 전반 과제되면서 비용 선반영 새옹지마 씁쓸한 고평가 국면
AI 관련 매력도 높은 회사로 시선몰이...2026년엔 주가 7만원 도달 등 애널들 호평
그룹 불안 와중에도 굳건하게 회사 이끌어갈 효자 기업으로 부각...SK(주) 향배 촉각
SK텔레콤이 우울한 실적 전망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4월 해킹 사태가 알려진 후 5월부터 한 달 이상 신규 가입자를 못 받은 것은 그래도 버틸 만했다. 하지만 "서비스의 차원이 다르다"며 011 시절부터 사용해 온 장기충성 가입자들마저 대거 경쟁사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화되는 등 유·무형적 타격이 컸다. 그야말로 '명예'가 바닥을 친 상황 속에서 거둔 선방 소식이다.
11일 증권계에 따르면, 특히 현재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들 중 최근 시장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업종은 SKT가 유일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어디에서 주목 필요성을 느끼는지 살펴보면, 다양한 매력의 SKT 특성이 이 같은 차별 요소를 만든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역사를 내내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010 번호이동제' 초기에 변경을 독려하는 회사 광고의 모습이다. [사진=SK텔레콤]](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4603_243355_173.png)
◆ AI에 주목하고 모든 비용 先반영에 반하고...일각선 "유심 비용도 4분기엔 환입"
현재 SK텔레콤의 3분기 연결 영업수익은 4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하는 셈.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96.4% 급감할 전망이다. 애초 형성됐던 시장 컨센서스인 453억원도 밑돌게 된다는 점에서 별로 좋은 성적이 수치지만, 이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일시적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분기 실적에는 사이버 침해 사고 대응을 위한 막대한 과징금, 그리고 기타 제반 사고 대응 비용이 들어가는데, 증권가에서는 이를 '일회성 비용이 이미 반영'됐다면서, 이제 앞으로를 보자는 식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11일 유안타증권 보고서는 "3분기 영업이익 급감은 이미 예고된 일회성 비용 영향이며, 본업의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해석했다.
유안타증권은 과장금과 위약금 면제, 요금 할인(8월 50%), 멤버십 및 데이터 추가 제공 등 고객 보상책 등으로 인한 총체적 영업이익 감소를 약 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T의 본업 경쟁력은 여전하다. 8~9월 IPTV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다시 순증세로 전환됐고, 번호이동(MNP) 시장 역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가입자 이탈이 불거졌지만, 전체 이동통신 시장 내 점유율은 오히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보고서가 짚은 또 하나의 긍정 요인은 데이터센터(DC) 사업 확대 즉 인공지능(AI)시대 본격화 수혜 가능성이다. SKT는 최근 SK C&C로부터 인수한 판교 데이터센터 실적이 3분기부터 반영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판교DC는 AI 연산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성장성이 높은 자산이다. 클라우드, AI 인프라, IDC 통합운영 등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사업부문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할 건데 지금 잠깐의 정보 유출 사태와 소비자들의 지탄을 못 참겠느냐는 해석인 셈.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에 반영된 유심 관련 비용 일부가 환입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 전문가들도 좋은 평가와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3일 미국 투자 전문매체 '시킹알파'는 'SK텔레콤, 저평가 매력' 보고서를 통해 "SKT는 확고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보안사고 대응과 AI 확장 전략을 고려할 때 재평가 시점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보안사고 대응을 먼저 하는 와중에, 다른 회사들마저 보안 논란에 말려들면서 판세가 달라진 점에 기인한다.
올 가을 국정감사에는 실제로ㅡ 통신 3사 CEO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일제히 국감장에 출석해 대규모 해킹 사태와 본인인증서비스(PASS) 포함 사이버 보안 관련 이슈를 두고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SKT는 일종의 예방주사를 먼저 맞고 상황을 치워버린 양상이 됐다는 우리나라 시장 일각의 평가와도 맞닿는다.
윤재웅 S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고객들이 안심하고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보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보안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타사의 고통은 SKT의 내년도 주가 상승폭을 키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하순 보고서에서 이미 "2026년도엔 7만원 이상에서 주가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SKT 주가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10월까지도 KT와 LGU+ 해킹 이슈가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통신주 안에서 대안을 찾고자하는 배당 투자가들의 경우 모든 비용 반영이 끝난 SKT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그룹 상황에도 견인차 역할 믿음
이런 가운데 KT의 경우 3분기 실적 전망은 매출 6조8888억원과 영업이익 5483억원의 '선전' 예상표가 나왔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의 전년 동기비 증가율이 -0.64%였던 것을 고려, 기저효과로 짠 점수를 매기는 시각도 나오지만 그래도 불황 와중에 거둔 전망치로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 더 유력하다. 다만, 지난달 초 수면 위로 떠오른 무단 소액결제 사건 및 이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및 서버 해킹 정황 및 그 처리에 필요한 지출 필요 등은 당연히 아직 실적 전망에 반영되지 않은 게 문제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SKT가 그룹 내외에서 가진 위상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SK그룹은 현재 오는 16일 최태원 회장 내외의 이혼 소송 대법원 판결이 나올 예정으로, 재산분할 이슈에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가에서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은 당연히 SKT 지분을 팔 것인지 혹은 SKT 지배구조가 바뀔지 등에 집중된다. 일종의 '고유재산' 반영 논란은 사실 법리적 이슈여서 법학이나 법조계에서 특히 흥미를 가질 부분에 한정된다.
'사랑'을 잃은 오너 일가의 문제는 '명예'를 잃고도 기사회생한 이통 대장주 SKT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지분의 공동 소유와 경영 등 '이름'이 바뀔 수도 있는 국면에서도 SKT의 역할은 굳건할 것으로 시장에서 본다는 점이 근래의 주가 흐름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과거 행사에서 미래를 역설하는 모습. 오는 16일 열릴 대법원 이혼 판결은 그룹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올해가 'SK의 새 원년'이 될 수도 있는 셈. 그런 와중에서 리밸런싱 효자로 이미 고생 중인 하이닉스와 함께, 4월 해킹 및 유출 논란을 딛고 이제 다시 대장주로 돌아온 텔레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SKT는 재판 결과 및 지분 변경 등에도 상관없이, 즉 노소영 일가 밑으로 재편되는 경우를 감안해도 잠재적 우군으로 그룹 미래 준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안팎 어디서든 빛이 날 SKT의 위상과 저력에 시장이 크게 주목하면서 내년엔 주가가 7만선에 달할 것으로 일부 애널리스트는 보기도 한다. [사진=SK그룹]](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4603_243356_2841.jpg)
대법원이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을 결정한 2심 결정을 유지할 경우 최 회장과 SK그룹은 대규모 현금 조달을 위한 유동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서 SKT의 향배를 시장이 어떻게 볼지가 향후 주가의 관건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를 비롯해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SK㈜ 17.9%(1297만주) ▲SK케미칼 3.21%(우선주 6만7971주) ▲SKT 0.0%(303주) 등 다채로운 보유 현황을 기록 중이다. 즉 SKT는 직접 보유로만 보면 상징적 지분만 있어서, 이를 모두 팔아서 위자료를 지급한다 한들 큰 의미가 없다.
아울러,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손에 쥐고 있고, 다시 이 회사는 30.6%의 지분 보유로 SKT를 지배한다는 점을 함께 깔고 상황을 본다면, SKT를 직접 팔고 사는 문제는 거론의 가치가 없다. 그저 그 상위 SK㈜의 지배권을 누가 갖게 될지를 주목하거나 일각에서 먼저 주목하고 있는 SK실트론(반도체 웨이퍼 전문 계열사) 매각 가능성을 보는 게 낫다.
대법원이 재산분할액을 큰 폭으로 깎아 다시 재판하라는 뜻으로 파기환송을 하지 않거나 원심이 전면적으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재산분할액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 매각을 포함한 여러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지난해 최 회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직후 SK그룹은 대대적인 리밸런싱(사업구조재편) 작업을 본격화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에 속도를 냈던 것.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긴 했으나, 이혼 소송 결과에 따른 자금 조달에 소정의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악의 경우인 SK㈜ 지분 일부의 일반적인 시장 매각만 면하면, 즉 노소영 여사와의 분할 보유만 되어도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점에는 문제가 없다. 노 여사 역시 SK㈜나 그 아래 SKT가 어떤 위기에 처하든 무조건 현금으로 달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어서다. 그가 주장하는 비자금론은 옛 '대한텔레콤'의 인수 자금이 노씨 일가에서 왔다고 본다. 그 회사는 결국 오늘날 SK㈜가 되며, 간접적으로는 업종 특성상 SKT에도 일정한 명예 계승권을 찾을 수 있다. 어느모로 보나, SKT는 SK그룹의 안에서든 밖에서든, 그룹 효자이든 범우호 기업으로든 향후 SK하이닉스 의존도 심화 현상이 풀릴 때까지 그룹 가치 제고와 최민정 씨 등 자녀 세대의 승계 매듭까지 역할을 다해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세기의 해킹과 유출, 재판 등으로 사랑도 명예로 이름도 남김없이 깨진 상황에서도 차세대 성장 먹거리 기업으로 시장의 인정을 받은 SKT, 이제 앞서서 나가는 이통 대장주의 뒤를 LG유플러스와 KT가 보안이슈 늪에서 살아남아서 뒤따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