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장 증설로 관세 리스크 해소
국내 4조 투자해 지역 균형 발전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 제공]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19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보와 국내 투자 계획,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핵심은 미국·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셀트리온은 미국 뉴저지주(州) 브랜치버그(Branchburg)에 있는 공장 인수와 설비 확충에 총 1조 4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공장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서 인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이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 기지 확보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포석이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의약품에 대해 관세를 15% 넘지 않게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 부과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지 생산은 가장 확실한 대응책으로 꼽힌다. 서 회장은 "15%도 무척 높은 관세"라며 "이제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 그리고 관세 요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투자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공장 인수·운영 비용으로 약 7000억원이 투입되며, 이와 별도로 7000억원을 추가해 설비 증설을 진행한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즉시 캐파 확장에 돌입할 계획이다. 1차로 3년에 걸쳐 1만 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하고, 이후 수요를 고려해 2차로 1만 1000L 배양기 3기를 더해 총 6만 6000L 규모의 증설을 5년에 걸쳐 진행한다. 

셀트리온 본사 전경.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본사 전경. [셀트리온 제공]

서 회장은 "곧 릴리와 CMO 계약을 완료할 텐데 미국 공장에서 릴리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운영상 원가 압박은 없을 것"이라며 "좋은 공장을 좋은 가격으로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국내 생산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재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캠퍼스에 건설하고 있는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DS) 공장 ▲신규 완제의약품 공장 ▲신규 PFS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약 4조원에 달한다.

서 회장은 "2030년이 되면 캐파가 부족해 18만L 시설을 늘려야 하는데 CDMO 사업까지 하려면 2배인 36만L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액상 완제 공장 증설 등을 고려할 때 총 4조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투자의 균형을 맞추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서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도 공개됐다. 셀트리온은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7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추가, 총 18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다. 주요 타깃은 ▲키트루다 ▲코센틱스 ▲오크레부스 ▲다잘렉스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38년까지 연평균 2~3개의 신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비만 치료제'와 'ADC'가 핵심이다. 특히 서 회장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개발 중인 'CT-G32'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4중 타깃이 동시에 작용하는 모델이다. 서 회장은 "위고비 시대는 오래가지 않고 먹는 경구용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기존 비만 치료제의 가장 큰 부작용이 근육 감소 현상인데 부작용을 줄이며 경구용으로 가야 한다. 체중 감소율이 25% 정도 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미 후보 물질을 확보했으며 내년에 전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합병에 따른 일시적 비용 부담이 해소됐고, 고수익 신규 제품들의 글로벌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셀트리온은 4분기에 3분기 대비 최소 30% 이상 신장된 매출액과 30%대 중반의 매출 원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회장은 "영업 이익률은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4분기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이전 영업 이익과 셀트리온 영업 이익을 두고 경쟁해 볼 만할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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