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이사회서 주식 교환 안건 상정 전망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네이버 손자회사로 편입
주식 교환 비율 '두나무' 1 vs '네이버파이낸셜' 3 전망
![송치형 두나무 의장. [송치형 두나무 의장 페이스북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22_278358_2943.jpg)
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합병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최종 성사될 경우 국내 핀테크·가상자산 시장에 약 20조원 규모의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1위 간편결제(네이버페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파악됐다.
양사 주식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 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비율은 이사회를 앞두고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절차가 진행되려면 이사회 결의 후 주주총회를 열고 특별 결의가 이뤄져야 한다.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주식 교환이 성사되면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네이버는 두나무를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하지만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로 등극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가 서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디지털 G2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22_278360_302.jpg)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양사 합병을 두고 금가분리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사회 개최일, 합병 절차 등이 추진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주요 주주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2대 주주(지분 30%)인 미래에셋증권은 합병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밸류에이션 산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카카오페이 시총이 7조원대인데 네이버파이낸셜을 5조원으로 평가한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이끄는 '제2의 네이버'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지분 약 70%를, 두나무는 송 회장이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 1대 3 비율로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송 회장(약 19%)을 포함한 두나무 경영진이 합병 법인 지분 약 28%를 확보하고, 송 회장은 최대주주에 오른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는 17% 수준으로 지분율이 희석돼 2대 주주가 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3 웰컴 스피치. [두나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22_278362_3031.jpg)
최대주주에 등극한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송 회장을 필두로 네이버 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을 발판으로 삼아 네이버에 합류한 송 회장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결과적으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 합병 후 송 회장이 네이버를 이끄는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룹 지배구조는 이 의장과 송 회장 투톱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큰 그림의 배경으로는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머스를 넘어 핀테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네이버의 전략을 꼽힌다.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연합이 스테이블코인을 함께 발행하면 네이버페이 플랫폼이라는 큰 결제 사용처가 생긴다. 네이버가 기존에 제공하던 검색·쇼핑 서비스에 이어 가상자산 기반의 다양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