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이순재(향년 91)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틀째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순재가 남긴 7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을 기억하려는 듯 동료·후배 배우들은 일정을 조정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승기는 가장 먼저 포착된 조문객 중 한 명이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조용히 빈소에 들어선 그는 영정 앞에서 긴 시간 머물며 애도를 표한 뒤 “선생님께서 병세가 깊어지고 계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마지막에 두런두런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그나마 큰 위안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엔 강 또한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기리며 “문화예술인의 큰 기둥이셨던 분이다. 작품을 통해 전한 따뜻함을 기억하겠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랜 연기 동료인 장용은 “너무 오랫동안 고생하셨다. 저세상에서는 오래된 친구분들이 많이 기다리고 계실 것”이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후배 배우 최현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는 “직접 뵌 적이 없어 늘 아쉬웠는데 이렇게 인사드리러 왔다. 무대와 화면에서 보여주신 모습은 저희 세대에게는 교본 같은 존재였다. 그곳에서는 편히 쉬셨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방송인 박경림 역시 빈소를 찾아 “선생님은 ‘예술인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분이었다. 후배로서 감사했고, 그 진심이 늘 전해졌다”고 고인을 향한 존경을 전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이들 외에도 송승헌, 김용건, 하정우, 신민아, 김우빈, 장나라, 최불암, 박해미, 송옥숙, 나문희, 임하룡, 김학래, 이한위, 김영철, 백일섭, 박근형, 김학철, 하희라, 이무생, 가수 바다 등 20명이 넘는 스타들이 연이어 빈소를 찾았다. 연기자뿐 아니라 방송·예능계 인사들도 발걸음을 옮기며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고, 장례식장은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조용한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장례식장 로비에는 근조 화환이 가득했고, 조문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며 이순재가 남긴 공백을 실감했다.
이순재는 1956년 연극으로 데뷔한 뒤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연극·영화·드라마·예능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허준’, ‘야인시대’, ‘지붕뚫고 하이킥’, ‘네 멋대로 해라’ 등 세대를 아우른 대표작을 남겼고, 명확한 발성·호흡과 섬세한 인물 해석으로 ‘국민배우’, ‘연기의 교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 강단에 서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 연기 교육의 기틀을 잡은 인물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건강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가족 곁에서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조용한 장례를 원해 병원 내 가족장 형태로 빈소를 마련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에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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