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중 올해 3분기 온라인 관심도 '꼴찌' 등극
국정감사 하루 전 NH농협은행서 금융사고 발생
잦은 금융사고ㆍ특수한 지배구조 논란 제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137_218087_1636.jpg)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투자자와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낮은 관심을 보인 곳으로 꼽혔다. NH농협금융에서 금융사고가 너무 빈번하게 발생한데다 특수한 지배구조로 향후 보완 여부가 불투명하자 금융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린 것이다.
특히, NH농협은행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하루 전날인 지난 9일 올해 들어 다섯번째 금융사고를 공시해 금융당국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10일 금융권과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은 5대 금융지주(KB금융ㆍ하나금융ㆍ우리금융ㆍ신한금융ㆍNH농협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포스팅 수를 보이며, 올해 3분기 온라인 관심도 6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ㆍ조직, 정부ㆍ공공 등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10개 금융지주의 게시물 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보량 순으로 △KB금융지주(8만8833건) △우리금융지주(5만7928건) △신한금융지주(4만5375건) △하나금융지주(4만1490건) △한국금융지주(3만3383건) △NH농협금융지주(2만2861건)이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보완 당부에도 불구하고 NH농협은행에서 올해만 총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투자자들과 금융 소비자들이 그룹사에 신뢰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당 금융사고 중 수시 공시가 이뤄진 횡령·배임 사고만 4건으로, 피해액은 345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3월 허위매매계약서 악용한 부당대출(109억원) △5월 공문서 위조와 업무상 배임사고(51억원) △5월 가상 분양자 대출 취급(10억원) △8월 직원 횡령사고(117억원)다.
게다가 NH농협은행은 지난 9일 또 14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발표하며, 올해 들어 벌써 다섯번째 금융공시를 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적정성 여부를 자체 감사 중 140억원대 제3자에 의한 사기로 의심되는 이상 거래를 발견해 수사기관에 고소 조치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 2021년 4월부터이며,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 감사 과정에서 대출 실행 후 해당 부동산 매도인과 매수인 간에 이상 거래로 의심되는 점을 확인해 후속 조치를 한 것"이라며 "부동산 담보 여력을 감안할 때 대출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본사 전경. [농협중앙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137_218086_1547.jpg)
금융업계에서는 NH농협금융의 내부통제 부실 배경을 특수한 지배구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명확한 과점주주 없이 다양한 주주구성을 보이고 있는 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NH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를 유일한 최대 주주로 삼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다. 간략히 정리하면, '농협중앙회-농협금융-NH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NH농협은행은 지주사인 농협금융보다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에서는 낙하산 인사 관행으로 전문성이 없는 임원이 계열사에 쉽게 투입될 수 있어 문제가 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NH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농협중앙회 입김이 작용한 금융 비전문가로부터 관리되고 있다"며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농협중앙회 직원과 조합원들이 신경 분리 후에도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국내 은행으로부터 올해 2분기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현황을 제출받았는데, 이 중 NH농협은행은 이행률이 어느정도 됐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제출 항목은 △준법감시부서 최소 인력 기준 △동일부서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체계 △명령휴가ㆍ직무분리ㆍ내부고발 제도 △자금인출 시스템 단계별 검증 강화 △핵심성과평가 지표(KPI) 등 10여 개다.
특히, 지난 2022년 11월 마련한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세부 항목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내부통제 인프라 혁신, 주요 사고예방조치 세부 운영기준 마련, 사고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내부통제 일상화ㆍ체감도 제고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준법감시인력 의무 비율을 유일하게 채우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에 따라 은행은 전체 임직원 대비 준법감시인력 비율을 지난해 말까지 0.4%를 넘겨야 했다.
당시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요구하는 준법감시부 인력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으나, 감시인력 충원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22대 국회의 첫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정무위원회는 이 행장을 상대로 농협 지배구조와 금융사고에 대한 질의를 할 전망이다.
